雜說/일드와 일영

孤獨のグルメ

image teller 2016. 12. 30. 12:50

올해는 혼밥, 혼술이 대세였다. 일본의 유명한 규동 체인인 요시노야가 몇년 전 한국에 진출했지만, 혼밥 문화가 없어 철수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이라면 대박이 분명하다. 요시노야의 5천 원 미만 소고기덮밥은 가히 가성비 최고의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혼밥의 지존, 혼밥의 원조인 일드가 있다. 심야식당과 함께 일드 양대 먹방 작품인 고독한 미식가다. グルメ는 미식가라는 뜻인 gourmet의 일본식 표기다. '구루메'라고 읽는다. 이 드라마 역시 만화가 원작이다.

 

양대먹방이라고는 하지만, 심야식당과는 완벽히 구별되는 작품이다. 심야식당이 음식에 얽힌 쓰디쓴 삶의 추억을 이야기한다면, 고독한 미식가는 오직 먹고, 먹고, 또 먹는다. 실제 영업 중인 식당에서 촬영하고, 실제 팔리고 있는 음식을 소재로 한다. 일인 무역 오퍼상인 '이노가시라 고로'가 출장 중에 갑자기 배가 고파지고, 황급히 찾아 들어간 식당이 맛집이었다는 설정. 이 설정은 시즌5까지 가도록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내용도 거의 비슷하다. 그저 먹을 뿐이다. 그래도 재밌다. 빠져든다.

 

이노가시라 역을 맡은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의 먹는 연기가 절묘하다. 밥을 다 먹은 다음 시원한 우롱차를 시원하게 원샷하는 장면에서는 드라마를 보느라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가 고파졌음에도 불구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쓰시게 유타카는 야쿠자역을 할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심야식당에서는 야쿠자로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화이트 칼라 비지니스맨 역할도 완벽히 소화해 냈다. 

 

만화 속의 고로상과 드라마의 고로상. 다른 듯 닮은 인물. 역시 절묘한 캐스팅이다. 저렇게 맛있게 먹고서는 500cc 잔에 담긴 우롱차를 시원하게 원샷한다. 목젖이 꿀럭꿀럭 거리고 우롱차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도 디테일하게 들려준다. 이 드라마가 한국에서 히트를 친 다음, 드라마에 나온 식당을 찾아다니는 여행객들도 꽤 많이 있다고 한다. 이야기보다는 오로지 음식과 연기에 집중하는 드라마. 최근 시즌 6이 나왔는데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