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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잡썰

save the children

image teller 2017. 1. 8. 16:39

작년 연말에 페이스북에서 어설픈 약속을 하나 했다. 좋아요 한개당 100원씩 기부한다는 글이었는데 왕성한 페북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 입사 동기가 나에게 동참을 반강제(?)로 권유했기에 기꺼이 동참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자정까지 사흘정도 좋아요를 받았는데 124개가 모였다. 평소 시시콜콜한 일상을 페북에 올릴 때 평균 2~30개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였다. 페북 좋아요를 받는데도 돈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좋아요 124개를 받았으니 기부금액은 12,400원.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곱하기 10을 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기부처. 구세군에 할 수도 있고, 방송국 모금에 딸 이름으로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세이브 더 칠드런에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케이블TV에 나오는 관련 캠페인에 마음 깊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빈곤층 어린이들의 생활은 볼때마다 가슴이 짠하다. 특히, 빈 예식장 건물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겨울을 나는 소녀의 모습에서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가난은 상대적인 것이다. 다들 어렵고 못살던 시기에는 가난에 대한 부끄러움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나 역시 학비를 걱정할만큼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고, 여름이면 물이 새고 곰팡이가 슬어 벽지가 다 떨어져 나가는 반지하 셋방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에서 가난이란 더 큰 상처가 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운동화 깔창 생리대 뉴스는 그래서 더 슬펐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가 몇달 전 초경을 시작했을 무렵 터졌던 그 뉴스. 정말 가슴 아팠다.

 

124,000원이라는 적은 돈.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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