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홋카이도 개척은 19세기 말부터 본격화됐다.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다급해진 일본 메이지 정부는 아이누의 땅이었던 홋카이도를 접수해버렸다. 홋카이도의 주도인 삿포로는 홋카이도 개척의 근거지였다. 당시 홋카이도 개척에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고, 본토로부터 인력을 홋카이도로 데려왔는데, 이 노동자들이 엄동설한, 척박한 땅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도망가 버리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가 낸 묘안이 바로 유곽. 술과 여자로 노동자들을 붙잡아 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만든 대규모 유곽단지가 바로 스스키노다. 삿포로에서도 가장 번화한 스스키노 사거리는 일년 365일 사람들로 넘쳐난다. 해가 지고 난 뒤, 스스키노의 뒷골목으로 들어가보면 각종 풍속업소가 밀집해 있고, 무료안내소 간판이 즐비하다. 무료안내소란 ..
여행을 오면 늘 밤 늦게까지 싸돌아다니곤 한다. 일찍 호텔 들어가서 자려면 비싼 비행기 타고 왜 나온 것이냐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음 날이 힘들다. 하지만, 이번 가족여행은 8박9일의 짧지 않은 일정이고, 술을 못하는 아내와 초등학생 딸과 함께 왔기에 밤늦게 돌아다닐 수가 없다. 또, 도쿄였다면 혼자서라도 억지로 나갔겠지만, 여기는 홋카이도에서도 동쪽 끝에 위치한 쿠시로에서도 30km 더 떨어진 '아칸'이란 곳이다. 마치 유럽 같아서 저녁 7시만 되면 편의점 밖에는 문을 연 곳이 없다. 오후 5시만 되면 호텔로 들어와서 쉬게 되니 다음 날이 가뿐해서 좋다. 더욱이 여기는 온천의 땅, 홋카이도다. 2박3일동안 묵은 타이토 호텔에는 작지만 멋진 온천이 있다. 짙은 호박색의 미끈미끈한 ..
10년 만에 쿠시로에 왔다. 2007년 1월에 왔으니 정확히 10년 전이다. 당시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에 관한 촬영일이 있어서 난생 처음 이 먼 곳까지 와서 일주일 정도 머물렀는데, 말 그대로 홀딱 반하고 말았다. 새 중의 새라는 두루미도 두루미지만, 두루미와 공존하고 있는 쿠시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를 안내했던 유리아 모모세씨에게 딸이 크면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10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 때 딸이 4살, 지금 14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흐른 것이다. 쿠시로까지 멀기는 멀다. 대구에서 도쿄, 도쿄에서 하코다테, 하코다테에서 노보리베츠까지. 어제 노보리베츠 온천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오늘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삿포로 신치토세공항까지 1시간 정도..
월요일 출근 시간 전철을 타고 하네다 공항에 가서 도쿄발 하코다테행 ANA를 탔다. 신칸센을 타고 열도를 거슬러 올라가고 싶었지만, 비행기의 두 배에 이르는 기차삯에 무릎을 꿇고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야 말았다. 비행기가 기차에 비해 비용도 시간도 절반.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하나. 적어도 국내 교통비에 대해서는 일본은 상식적이지 않은 나라다. 그렇게 도착한 하코다테는 작고 아담한 도시였다. 삿포로, 아사히카와와 함께 홋카이도 3대 도시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만큼 소박한 도시. 일본 첫 개항지답게 이국적인 풍물이 아직 곳곳에 남아있어 눈이 즐거운 도시이기도 했다. 내일 아침 10시 기차로 온천도시인 노보리베츠로 가야하니 하코다테에서 허락된 시간은 겨우 반나절.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2박3일동안 도쿄..
딸이 올해 중학생이 된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겁먹은 눈을 하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지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3년씩이라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질텐데 딸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나는 몇살이 되는건가? 앞자리가 바뀌는구나. 제기랄...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다 흘렀나. 생각을 말자. 머리 아프다. 어찌됐든 오늘 도쿄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을 도쿄까지 데려다 준 티웨이 항공기는 안내방송대로 난기류가 심했는지, 비행기가 고물이었는지, 이도저도 아니면 조종사가 갓 수습을 뗀 신참이었는지. 하여튼 엄청나게 흔들리며 불안불안하게 나리타공항에 착륙을 했다. 뭐, 살아서 도착했으니 기쁘다. 뭐니뭐니해도 거의 6년만에 도쿄를 다시 만나 반가웠다. 도쿄타워를 보러갔다. 거의 두 배 높이인 스카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원나잇 푸드트립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본방을 지켜서 보지는 않지만, 꽤 호감이 가는 프로그램이라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반갑다. 방송을 보던 중 눈에 익은 식당이 나오길래 자세히 보니 작년 가을 제주도 갔을 때 갔던 그 식당이 맞다. 표선면 가시리 가시식당. 제주도식 돼지 두루치기와 몸국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유명한 맛집이다. 제주도식 돼지 두루치기는 작년 여름휴가 때 가족들과 우연히 맛본 적이 있는데 육지 것과는 다른 맛이었다. 삼겹살집에서 기본으로 나오는 콩나물과 무우채 무침, 파재래기를 같이 넣어 볶아 먹는 식이다. 제주도 돼지고기야 워낙 맛으로 유명하지만, 삼겹살집 기본 반찬과 함께 볶아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그 맛을 잊지 못해 가을 제주도에서 친구에게 말했..
딸의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길게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엔 유럽이나 미주를 생각했지만, 2주 이상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포기했다. 그 다음 생각한 곳이 괌, 필리핀 등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는 곳이었다. 마침 딸과 아내가 수영에 입문해 예전처럼 물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나 역시 프리다이빙 기초는 배운터라 하루종일 물에서 노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곳은 3박 4일 정도면 족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고 결국 결정한 곳이 홋카이도였다.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첫 장면처럼 터널을 지나자 온 세상이 눈인 곳을 보고 싶었다. 홋카이도는 4년전 여름 캠핑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눈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 계획은 이랬다. 대구에서 후쿠오카..
올해 6월, 호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호주 마리나 산업을 알아보기 위한 출장이었는데, 결론적으로 호주는 노는 물이 달랐다. 호주 마리나 산업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어릴 때부터 물에서 노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나라와 물에 가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여기는 우리나라와는 출발부터 다를 수 밖에 없다. 호주마리나산업협회 이사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너희들 마리나 만들 수 있고, 마리나 옆에 호텔, 식당 다 지을 수 있다. 그런건 돈 들이면 다 된다. 그런데 너희들 요트 탈 줄 아냐? 요트 탈 줄 아는 사람, 해양 레포츠 인구가 얼마나 되냐? 그런데 마리나가 무슨 소용이 있냐?" 사실 이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몇년 전 경기도와 관련 사업 하려고 협약까지 맺었는데 무산됐다고 ..
싱가포르에는 출장 두번, 여행 1번 해서 모두 세 번 다녀왔다. 처음 출장에서 싱가포르에 말그대로 홀딱 반했다. 출장 준비하면서 의외로 싱가포르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곤장을 때리는 나라, 껌 씹다 걸리면 벌금이 수백만 원씩 나오는 나라. 하지만, 아니었다. 그 어느 곳보다 자유롭고 화려하며 익사이팅한 나라였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싱가포르에 대한 잘못된 정보고 횡행하고 있다. 특히, 이 작은 나라에 온갖 인종들이 다양한 문화를 이뤄 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글로벌했다. 아직도 외국인만 보면 긴장하는 딸래미에게 이 글로벌함을 보여주고 싶어 다음 해 가족여행을 싱가포르로 다녀온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 가족여행지로 태국과 필리핀도 좋지만 싱가포르도 꼭 고려해보시길 바란다.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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