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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해외

호주는 겨울이었다

image teller 2016. 12. 26. 21:02

올해 6월, 호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호주 마리나 산업을 알아보기 위한 출장이었는데, 결론적으로 호주는 노는 물이 달랐다. 호주 마리나 산업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어릴 때부터 물에서 노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나라와 물에 가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여기는 우리나라와는 출발부터 다를 수 밖에 없다. 호주마리나산업협회 이사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너희들 마리나 만들 수 있고, 마리나 옆에 호텔, 식당 다 지을 수 있다. 그런건 돈 들이면 다 된다. 그런데 너희들 요트 탈 줄 아냐? 요트 탈 줄 아는 사람, 해양 레포츠 인구가 얼마나 되냐? 그런데 마리나가 무슨 소용이 있냐?" 사실 이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몇년 전 경기도와 관련 사업 하려고 협약까지 맺었는데 무산됐다고 한다. 손해를 좀 봤겠지. 그래서 한국이 좋게 보일리 없지..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맞는 말이라서 반박은 못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바다에서 노는 거라곤 해수욕이 전부라고 아는 우리나라에서 마리나가 왠말이냐. 


일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끝내고.. 내가 간 곳은 정확히 호주 골드코스트다. 길게 이어진 해안선이 42km나 되는 그 유명한 골드코스트다. 내가 갔던 6월은 겨울이었다. 젊은 아가씨가 저렇게 숏팬츠를 입고 맨발에 골드코스트를 걷고 있지만, 분명히 겨울이다. 날씨는 더운데 입술이 건조해져서 빠삭빠삭해지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서퍼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파도는 영화에서 봤던, 멋진 배럴이 형성되는 그런 파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포항 용한리 파도가 더 멋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애들이 길어서인지 자세는 나오더라. 이 곳은 이름도 '서퍼스 파라다이스'다. 호주의 여름인 12월에는 서퍼들, 해수욕객들,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하던데 겨울이라 그런지 비교적 한산한 느낌. 그래도 북적북적 활기가 느껴진다. 비키니 입고 롤러 스케이트나 스케이트 보드 타는 금발의 아가씨들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못봤다. 

 

이런 멋진 해변을 그냥 놔둘리없다. 호텔을 비롯해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가는 곳 마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니 이런 곳에서는 문을 열기만 하면 돈이 될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도 느꼈지만, 물 근처는 무조건 이런 모습이다. 낡은 횟집과 촌스런 모텔과 민박, 야바위 노점으로 가득한 어느 나라의 해변가가 오버랩되면서 갑자기 서글퍼진다. 이렇게 개발을 못하는 이유가 있겠지. 무턱대고 왜 못하냐고 비난하는 것도 분명 잘못된 태도겠지만, 진심으로 궁금하다. 

 

호주하면 역시 스테이크다. 열흘 정도 출장기간 스테이크를 열끼 쯤 먹은 것 같다. 사진의 스테이크는 무려 1kg이다. 혼자서는 도저히 다 못먹는다. 이것 말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1kg짜리 티본 스테이크가 더 맛있었는데 사진이 없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7만 원 정도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깜짝 놀랐다. 한우가 맛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호주산 소고기에 비해 맛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주식으로 먹었던 나라와 먹기 위해 소를 키운지 100년도 되지 않는 나라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우값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가성비라는 말이 있는데 이 스테이크는 가성비로도 설명할 수 없는 맛과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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