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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해외

札幌、北海道

image teller 2017. 1. 21. 23:25

일본의 홋카이도 개척은 19세기 말부터 본격화됐다.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다급해진 일본 메이지 정부는 아이누의 땅이었던 홋카이도를 접수해버렸다. 홋카이도의 주도인 삿포로는 홋카이도 개척의 근거지였다. 당시 홋카이도 개척에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고, 본토로부터 인력을 홋카이도로 데려왔는데, 이 노동자들이 엄동설한, 척박한 땅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도망가 버리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가 낸 묘안이 바로 유곽. 술과 여자로 노동자들을 붙잡아 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만든 대규모 유곽단지가 바로 스스키노다. 삿포로에서도 가장 번화한 스스키노 사거리는 일년 365일 사람들로 넘쳐난다. 해가 지고 난 뒤, 스스키노의 뒷골목으로 들어가보면 각종 풍속업소가 밀집해 있고, 무료안내소 간판이 즐비하다. 무료안내소란 각양각색의 풍속업소를 소개해 주는 곳으로 우리 말로 하면 '삐끼', 일본어로 하면 '히빠리'들의 집결소쯤 된다. 홋카이도 밤문화의 중심인 스스키노의 역사는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홋카이도 개척은 일본에게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자신들만의 문화를 갖고 평화롭게 살고 있던 아이누족을 다 쫓아내고 말이다. 이제 아이누족은 홋카이도 아칸 등의 민속촌에서 펼쳐지는 쇼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인디언 쫓아낸 미국X들이나 아이누족 쫓아낸 일본X 들이나 다 똑같은 X들이다. 홋카이도 개척은 일본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아이누족에게는 폭력의 역사다. 


8박9일동안의 홋카이도 가족 여행 마지막 밤을 삿포로에서 보낸다. 아내, 딸과 함께 있어 근사한 이자카야에서의 맥주 한잔은 불가능하게 됐다. 혼자 스스키노 사거리에 나가봤다. 스스키노는 여전히 화려하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삿포로의 인구는 2백만 명이 조금 안된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의 인구는 250만 명. 도시의 수준과 규모를 얘기할 때 인구수는 절대로 평가 기준이 되지 못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아베 총리가 한국과 중국에게는 밉살스럽지만, 일본 경제는 확실히 일으켜 세워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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