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올해 중학생이 된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겁먹은 눈을 하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지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3년씩이라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질텐데 딸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나는 몇살이 되는건가? 앞자리가 바뀌는구나. 제기랄...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다 흘렀나. 생각을 말자. 머리 아프다. 어찌됐든 오늘 도쿄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을 도쿄까지 데려다 준 티웨이 항공기는 안내방송대로 난기류가 심했는지, 비행기가 고물이었는지, 이도저도 아니면 조종사가 갓 수습을 뗀 신참이었는지. 하여튼 엄청나게 흔들리며 불안불안하게 나리타공항에 착륙을 했다. 뭐, 살아서 도착했으니 기쁘다. 뭐니뭐니해도 거의 6년만에 도쿄를 다시 만나 반가웠다. 도쿄타워를 보러갔다. 거의 두 배 높이인 스카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원나잇 푸드트립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본방을 지켜서 보지는 않지만, 꽤 호감이 가는 프로그램이라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반갑다. 방송을 보던 중 눈에 익은 식당이 나오길래 자세히 보니 작년 가을 제주도 갔을 때 갔던 그 식당이 맞다. 표선면 가시리 가시식당. 제주도식 돼지 두루치기와 몸국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유명한 맛집이다. 제주도식 돼지 두루치기는 작년 여름휴가 때 가족들과 우연히 맛본 적이 있는데 육지 것과는 다른 맛이었다. 삼겹살집에서 기본으로 나오는 콩나물과 무우채 무침, 파재래기를 같이 넣어 볶아 먹는 식이다. 제주도 돼지고기야 워낙 맛으로 유명하지만, 삼겹살집 기본 반찬과 함께 볶아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그 맛을 잊지 못해 가을 제주도에서 친구에게 말했..
작년 연말에 페이스북에서 어설픈 약속을 하나 했다. 좋아요 한개당 100원씩 기부한다는 글이었는데 왕성한 페북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 입사 동기가 나에게 동참을 반강제(?)로 권유했기에 기꺼이 동참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자정까지 사흘정도 좋아요를 받았는데 124개가 모였다. 평소 시시콜콜한 일상을 페북에 올릴 때 평균 2~30개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였다. 페북 좋아요를 받는데도 돈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좋아요 124개를 받았으니 기부금액은 12,400원.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곱하기 10을 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기부처. 구세군에 할 수도 있고, 방송국 모금에 딸 이름으로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세이브 더 칠드런에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케이블TV에..
딸의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길게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엔 유럽이나 미주를 생각했지만, 2주 이상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포기했다. 그 다음 생각한 곳이 괌, 필리핀 등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는 곳이었다. 마침 딸과 아내가 수영에 입문해 예전처럼 물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나 역시 프리다이빙 기초는 배운터라 하루종일 물에서 노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곳은 3박 4일 정도면 족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고 결국 결정한 곳이 홋카이도였다.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첫 장면처럼 터널을 지나자 온 세상이 눈인 곳을 보고 싶었다. 홋카이도는 4년전 여름 캠핑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눈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 계획은 이랬다. 대구에서 후쿠오카..
낚시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차에는 루어낚시 채비를 챙겨놓고 있다. 꺽지로 낚시에 입문했는데 어설프나마 꺽지가 살만한 포인트를 보면 알 정도는 된다. 대전에 사는 아웃도어 친구가 오늘 포항 화진해수욕장에 왔다고 해서 퇴근하자마자 달려갔다.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라하는 친구다. 어둠이 내린 작은 포구에서 손맛을 즐기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신기하게도 미끼를 던져 넣자마자 입질이 온다. 잡아서 회를 뜰만큼의 크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손맛을 보기에는 충분하다. 뽈락이라고 한다. 아무도없는 포구에서 찬바람 맞으며 낚시대를 드리우는게 뭐가 재밌겠느냐고 하겠지만,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다. 미처 회사일을 마무리하지 못해 잠깐 만나 커피만 한잔씩 나누고 온게 아쉽기만 하다. 어복충만한 밤이 되길 기원한다. 아..
포스코는 포항의 상징이다. 1968년 4월 1일 용광로에 첫 불을 지피면서 포스코의 옛 이름인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의 역사도 시작됐다. 익히 알다시피 포스코는 대일청구자금으로 설립된 국민 회사다. 일제 식민지 36년의 역사를 돈으로 보상받아 세운 회사라는 말이다. 포스코는 아픈 역사의 상징이자 산업화의 상징이다. 이 사실은 두고두고 포스코의 발목을 잡는다. 공기업인 포스코가 지난 2000년 9월 민영화됐지만, 대일청구자금으로 세운 회사가 민영화됐다고 해서 공공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사실상 공기업이다보니 최고경영자를 정권에서 내려보낸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부와 포스코 측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최고경영자 인선에 관한 잡음이 매번 터져나왔다. 과거 MB 정권 최고 ..
라이카 엑세서리가 워낙 비싸서 왠만하면 자제하려고 했지만, 하프 케이스는 꼭 필요했다. 무엇보다 이 비싼 카메라를 잠시 내려 놓거나 할 때 조금의 흠집이라도 나는 것은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온전히 카메라를 보호하는 케이스는 신속한 장면 포착과 촬영이 힘들기 때문에 경험상 불편한 점이 많다. 개인적으로 찰나에 지나쳐가는 여행지의 풍경과 상황을 담으려면 목에 걸고 있는 것이 제일 편하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도 보호할 수 있고, 신속한 촬영도 가능하다. 그래서 이곳저곳 검색해보니 라이카Q용 하프 케이스가 꽤 많다. 가격대도 천차만별. 비싼 것은 20만 원이 넘고, 싼 것은 10만 원대도 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되도록이면 클래식한 느낌이 나는 제품을 골라봤다. 라이카Q의 단점 중 하나가 그립감인데 하프 ..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 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상품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여전히 댓글과 쪽지가 많다. 주거래 카드에 대한 배신감이 컸으리라. 채무면제유예상품이란 혹시라도 사망, 파산으로 카드대금 결제를 못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다. 매달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떼가는 것인데 문제는 가입에 동의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도 가입돼 있다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2009년에 가입이 돼 있어서 벌써 7년 넘게 매달 조금씩 조금씩 카드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었다. 지난 해말,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카드사 콜센터에 전화를 해서 결국은 환불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109만 원. 주력으로 사용하는 카드이고, 기간이 7년이 넘은만큼 돈이 꽤 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어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
지난 토, 일은 2016년의 마지막날과 2017년의 첫 날이었다. 의미가 있다면 있는 날인데 아내는 하루 종일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아내의 직업은 중학교 국어교사. 부탁이란 지인의 고3 아들이 학교에 내야할 서류를 대신 써달라는 것이었다. 말도 안되는 부탁이었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이라 그 좋은 시간에 노트북을 들고 끙끙거리는 아내가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아니, 안쓰럽다라기보다 짜증이 났다. 그 따위 부탁을 하는 사람에 대한 짜증 말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입시 준비에 바빠 생활기록부에 들어갈 서류 따위를 작성할 시간이 없어 대부분 사설 학원에 돈을 주고 맡긴다는 것이다. 학생의 학교 생활이나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에 대해 적는 것인데 원칙적으로 담..
올해 목표는 요트 면허를 따는 것이다. 지난 해 필기시험은 합격했는데 문제는 실기시험이다. 이게 매우 까다로워서 돈도 많이 들고, 배워야할 것도 많다. 지난 해 마리나 산업 관련 일을 하면서 요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30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가까운 형님이 요트를 한 척 갖고 계셔서 면허만 있으면 언제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다. 요트를 살 형편은 안되지만, 사람 일을 알 수가 있나. 혹시 말년에 번듯한 요트 한 척 갖게 될지도... 지난 해 11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아메리카스컵 요트 대회가 열렸다. 첫 대회가 1831년이니 무려 165년의 역사를 가진 대회다. 165년 역사 가운데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지난 해 대회가 처음이었다. 후쿠오카까지야 대구에서 직항이 있으니 서울 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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